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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제작 전통기능 전승자 김병욱金秉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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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이야기 하나

2011년에는 최종병기 활이 개봉되었고, 2012년에는 실화에 바탕을 둔 부러진 화살이 개봉되었다.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라는 영화에서도 활 쏘는 장면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또 드라마 주몽역시…….

그리고 국궁을 다룬 신문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 것. 올림픽의 양궁이 아니라 우리 것으로서, 누려야 할 것으로서 국궁을 다루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수원 화성 연무대 활터에 가면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팽팽한 활 시위에서 화살이 떠나는 순간, 그리고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강하게 박히는 순간, 어떤 의미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고수나 활쏘기를 가르치는 분들이 당기는 활시위는 가벼워 보인다. ‘화살이 바람을 가른다는 느낌을 주는데, 화살이 바람의 저항을 이기고 나간다기보다 어쩐지 바람을 타고 나아가는 것만 같다. 그러나 실제로 활 시위를 당겨보면 온 몸의 근육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명확히 느껴진다. 팽팽한 시위, 그야말로 초긴장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시위를 떠난 화살, 그 순간의 탄력 탓에 느끼는 고통은 뜻밖의 것이다.

 

국궁과 호동죽시

전국체전 종목 중 하나인 국궁(國弓)’에서 쓰일 전통화살을 만드는 이가 바로 김병욱 씨이다. 노동부로부터 화살제작 기능전승자로 지정되었는데, 40년이 넘게 전통화살(죽시·竹矢, 대나무로 만든 화살)을 만들어 오고 있다. 대개 다른 나라의 화살은 목시(木矢)인데, 우리나라는 죽시(竹矢)를 사용한다. 목시는 잘 휘고 화살이 멀리 나가지 않는데 반해 죽시는 이런 부분에서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당시에는 정말 먹고 살기 위해 화살을 택했습니다. 전통기능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아니라 그저 돈을 벌기 위한 한낱 재주꾼에 지나지 않았죠.”

라고 말한다.

 

열 일곱살 때인가 고향인 연일 유강의 죽세공 부업단지에서 담뱃대와 낚싯대를 만드는 일을 돕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화살 재료를 구하러 온 한 장인을 만난 게 인연이 되었지요. 재미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그를 따라 나섰습니다. 그렇게 나선 길이 평생 화살을 만드는 `화살쟁이가 돼버린 거죠. 화살제작 스승이 된 김현기 선생님께서는 교죽 솜씨가 타고난 녀석이라고 늘 칭찬을 하곤 했습니다.”

연일 유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에서 잔뼈가 굵어 왔으며 어릴 적부터 대나무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일찍이 부모님과 헤어져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당시 마을에 있는 죽세공품 부업단지에서 담배설대나 낚싯대를 만드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 나이가 고작 16세였다. 요즘 같으면 한창 학업에 열중할 나이다. 그러던 중 화살용 대나무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스승인 중요무형문화재 화살제작 기능보유자 후보 김종국 씨를 만난게 인연이 되어 '화살 인생'을 걷게 되었다.

 

타고난 교죽(대나무를 곧게 펴는 작업) 실력이 여기까지 그를 이끌고 온 것이다.대나무를 구우면서 굽은 대를 곱게 펴는 일명 ()’를 잡는 교죽 과정을 거친다.

 

화살 만드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화살 만드는 일이 수입이 많은 것도 아니고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끈기가 없으면 아무나 배우기 힘들단다. 대나무 선별에서부터 깃털을 달기까지 20여 단계가 넘는 화살제작 과정을 하루 종일 해내기 위해서는 뛰어난 손재주 보다 바위같은 엉덩이와 태산같은 인내심이 요구된단다.

눈으로 보면 완벽해 보이지만 손에 놓고 돌려보면 불균형이 드러납니다. 특히 서둘러 작업하면 여지없이 문제가 나타나죠. 때문에 좋은 화살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특히 곧은 대나무, 쇠침, 소 힘줄, 꿩털, 어교(물고기 부레를 끓여 만든 풀) 등 순수한 천연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화살 하나를 만들기까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개 1, 2월에는 재료로 적합한 대나무를 구한 뒤 3~4개월 정도 말린 다음 무게와 굵기별로 선별한다. 이런 대나무를 숯불에 구운 다음 마디를 다듬고 살을 벗겨 다시 한 번 더 굽는다.

대나무를 구우면서 굽은 대를 곱게 펴는 일명 `()’를 잡는 교죽 과정을 거친다.

 

김씨는 궁사들도 인정할 정도의 정확한 교죽 실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여전히 어려운 과정이라고 말한다.

 

화살촉을 붙일 아교를 만들기 위해 부레를 끓이는 일도 손이 많이 간다. 화살의 잡는 촉감을 좋게 하기 위해 붙이는 복숭아 나무껍질은 껍질색이 제일 좋은 백로를 전후한 9월에 채취한다.

 

화살의 균형을 잡아주는 깃은 장끼털만을 사용하는데 보통 한 해 1000 마리 정도의 분량을 사용한다.

 

이처럼 각각의 재료별로 채취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만큼 재료 구하는 일도 많은 노력이 뒤따른다. 때문에 보통 화살 1개를 만드는데 100여 번이나 손이 가야 한다.

김씨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작업해 4대 정도의 화살을 만든다. 그 만큼 섬세하고 세심한 기술을 요한다. 대나무화살(죽시)은 오직 자연에서 채취한 물성이 서로 다른 7가지 재료인 대나무(과년죽 시누대), 도피(복숭아나무껍질), 쇠심(소힘줄), 어교(민어부레풀), 굴싸리나무, (동으로 깎아 다듬은 것), 치우(날짐승의 깃털)등 의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궁사의 체형과 활의 강도, 화살무게, 무게중심에 따른 거리변화 등을 일일이 계산해 손수 작업실에서 만들어내는 그의 화살은 이미 궁사들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보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궁사의 체형이나 습관에 맞는 화살을 만들어 주는 `맞춤화살의 대가라 할 수 있다.

 

2006년에 전통 기능 전수자 지정되셨죠? 

앞으로 전통 화살 제작의 맥을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기능 전승자가 되고 나니 기쁘기도 하지만 세계서 가장 우수한 우리의 전통기능인 죽시 제작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어 걱정이 큽니다.”

기쁨 반 걱정 반의 말이다. 개인의 명예로 보자면 참 기쁜 일이지만, ‘죽시의 역사에서 보면 걱정이 더 크다는 것이다.

 

기능전승자가 되고 나니 그동안 너무 쉽게 화살을 만들어 주었다는 후회가 듭니다. 앞으로 공부를 더 해서 전통화살 재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 장인다운 말이다. 부족한 것들을 여기저기 주었다는 생각, 제 미욱함과 부족함만 보는 것이 천상 장인의 모습니다.

 

그에게는 이미 200111()한국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에서 주관하는 제26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입선과 199611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주관하는 제21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입선한 화려한 경력도 있다. 이러한 그도 40년 넘게 화살을 만들어 왔으면서도 아직 깃털 붙이는 것이 능숙하지 못하다며 고개를 흔든다. 교죽 큼은 전국 최고라고 주위에서 평해 주지만 이마저도 그는 미숙한 솜씨라고 스스로 낮춘다.

 

김병욱 씨는 타고난 교죽(대나무를 곧게 펴는 작업) 실력을 밑천으로 전국의 화살 명인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느 공방에 가더라도 기술을 쉽게 가르쳐주는 이는 없어서 교죽만 죽도록 하고 돌아오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타고난 끈기는 그를 배신하지 않았고 오늘날 김병욱 표화살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배움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에 화살을 제작하는 틈틈이 독학으로 한학을 공부하여 이제는 웬만한 한문선생을 능가할 정도다. 또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우리의 전통 화살을 기증하기도하고, 자신도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자선단체에 도움의 손길을 전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는 장인·장모를 모시고 살며 친부모 이상으로 지극정성이어서 요즘 보기 드문 효자로 소문나 있다.

 

그 가치가 이미 고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 이어지는 전통화살이 보다 탄탄하게 그 위치를 잡을 수 있도록 훌륭한 기능전수자를 키우는 일과 우리 역사에서 사용된 모든 화살들을 복원·전시하는 것, 그리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평생을 몸담고 가는 전통화살 제작이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가 아름답다.

한국의 유산 이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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