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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약으로 삼은, 옻나무 재배 안영배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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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아무도 안 하려고 해요 

()도 잘 쓰면 약이 된다.’ 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옻나무다. 우리 조상들은 이 옻나무를 한약재로 요긴하게 사용해 왔다. 만성 위장질환 치료나 간 기능 회복, 수족냉증 및 혈행 개선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복용해 왔던 것. 이 옻나무를 재배하며 40년간 외길을 걸어온 이가 있다. 강원 원주시 흥업면의 안영배 선생이다. 그와 옻나무의 인연은 부친의 영향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아버님은 오래 전부터 나무농사를 지으셨어요. 그런데 그 많은 나무 중에서도 옻나무가 가장 값이 좋았죠. 옻나무 수액 한관에 쌀 세가마를 살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당시 옻나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던 때라 물건이 없어서 못 팔았어요.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거면 옻나무를 기르자 싶었죠.”

 

이런 그의 선택에는 지역적인 영향도 컸다. 그의 고향 원주는 예로부터 국내 최대 옻 생산지로 손꼽히던 곳이었다. 산업용이나 공예품 등으로 사용되던 원주의 옻 칠기는 오랜 역사를 지닌 대표 문화상품이었던 것. 게다가 원주는 물 빠짐이 좋은 마사토 토양에 사계절이 뚜렷해 옻나무를 재배하는 데는 최적지로 꼽힌다. 다른 지방에 비해 나무껍질이 두꺼워 수액을 채취하기 좋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20년 전부터 중국산이 몰려와 국산 옻나무를 찾는 손길이 뚝 끊어진 것. 하지만 국내산은 금세 명성을 되찾았다. 가격 차 만큼이나 질에서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1990년대 후반 옻닭 등이 보양식으로 각광받으며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그가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옻나무 재배에 매달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실 옻나무 재배는 보통 고된 농사가 아니다. 옻독이 올라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 것도 수십 번. 일일이 나무에 상처를 내 그곳에 고인 수액을 받아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그간 일을 배우겠다며 그를 찾아온 사람만 40~50명이 넘지만, 며칠 지나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옻농사를 손에서 놓아 본 적이 없다. 원주에서만 80명이 넘던 수액 받는 이가 서너 명으로 줄었을 때도 그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원주의 옻나무 농사를 지켜 가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1만주의 옻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 수입은 꽤나 쏠쏠하다. 여기에 옻나무를 길러 파는 수입까지 합치면 한해 매출만 1~2억 원이 훌쩍 넘는다.

 

옻나무는 식재해 7~8년이 지나면 수액을 채취할 수 있어요. 6월 초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한 그루당 120~150정도 채취가 가능하죠. 수액은 채취가 어려운 만큼 160만원에 거래돼 가격이 꽤나 높은 편입니다.”

 

최근 재배 농가가 많이 늘었지만 아직은 수액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그는 옻나무 만 그루만 갖고 있으면 한 집안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그는 무턱 대고 덤벼들었다간 큰 코 다친다며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일단 나무를 기르는 일이 쉽지 않을뿐더러 수액을 채취하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아요. 나무를 알고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야 하거든요. 따라서 게으른 사람은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게 바로 옻 농사입니다.”

 

안영배 선생은 지난 1998년에 노동부로부터 칠 재배 및 채취기능전수자로 인정받았으며, 2000년에는 산림청으로부터 신지식임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이제 껍질건조 하우스시설을 보완하는 등 각종 시설과 설비를 확충하고 한자리에서 원료조달과 가공품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장형 농장을 추구하고 있다.

일찍부터 후진육성에 눈을 돌려 이곳을 후진육성의 장으로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장기적인 설계를 한 것이다. 그는 이와 더불어 마을의 여러 사람들에게 옻 재배를 권유하며 흥업면 전체를 옻 단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원주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어 현재 마을 전체에서 재배하고 있는 옻나무는 약 30만 그루로 늘어났다.

한국의유산 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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