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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잡아 만든 옷, 모시짜기 기능전승자 권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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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의 역사

모시를 생각하면 조상님들에 지혜가 놀랍다. 섬유를 채취하고 풀을 하고 어떻게 만들었을까? 모시옷을 입어보면 다른 옷은 못 입는다. 깔깔하게 몸에 닿는 촉감도 좋고 옛 어른들 표현으로 모시옷은 바람을 잡아 만든 옷이라 했다. 봄에 수확하는 모시풀을 초수, 여름엔 이수,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하는 것을 삼수라 하는데 이수가 길이도 가장 길고 모시 짜기도 수월하다고 한다. 모시풀은 다 자라면 키가 1.5m에 이르는데, 이를 베어낸 껍질에서 원사를 만들어낸다. 풀빛이 도는 껍질을 햇빛에 널어 말리면 자연 탈색이 되고, 이를 다시 가는 가닥으로 나눈다. 이것을 모시째기라 하며, 가늘게 쪼갠 섬유를 쩐지라는 버팀목에 걸어놓고 물 흐르는 듯한 솜씨로 이어서 실을 삼는다. 모시실은 섬유를 이었다고는 하나 이음매를 찾아보기 어렵고 이음매가 빠지지도 않는다. 이를 다시 콩가루를 먹여 거스러미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도투마리에 감는 모시매기를 한다. 모시매기가 끝났다면 비로소 베틀에서 모시를 짤 준비가 된 것이다.

 

모시옷은 직조상태가 잠자리 날개와 같이 섬세하며 타 섬유에 비해 통풍성이 월등하고 습기의 흡수력과 발산 속도가 빠르다. 색이 백옥처럼 희고 맑으며 고결하고 기품이 있어 누가 입어도 의젓함을 나타내어 선비의 고결한 품위를 상징한다. 모시의 깔깔한 질감과 흡수성으로 인하여 깔끔함과 시원함을 느끼며 무더운 여름에 오히려 입지 않은 것보다 입는 것이 더 개운함과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빨아 입을수록 빛이 바래지 않고 백옥같이 희어짐이 더하며 윤기가 돋아 항상 새 옷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섬유질이 질겨 10년 이상 입어도 헤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전통 민속 의류이며 모시풀로부터 자연 상태의 섬유질을 뽑아 손으로 짠 옷감이기 때문에 인체에 전혀 해가 없고 오히려 습도 조절 등 도움을 준다.

옛 어른들은 모시를 짜면서 설움도 많았을 것이다. 어디에서라도 모시를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시짜기 기능전승자 권예식 선생

하늘하늘 잠자리 날개마냥 속살을 내비치는 모시옷 한 벌이면 한여름에도 부채가 필요 없다. 들에서나 산에서나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옷감 사이로 서늘한 기운을 전해 땀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베틀과 하나가 되어 모시를 짜온 권예식 선생은 모시옷은 한마디로 바람을 잡아 만든 옷이라고 말한다.

그가 사는 충남 서천군 화양면 일대는 모시의 재료가 되는 모시풀이 연중 3번 수확할 정도로 잘 자라 예부터 집집마다 베틀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던 모시의 고장이다.

모시의 질을 결정하는 데는 실 삼는 게 정말 중요하죠. 이음매 없이 실을 삼는 기술이야 당연한 거고, 매끄럽고 질 좋은 모시를 짜려면 습도가 적당해야 해요. 그래서 겨울에는 모시를 짜기도 어렵고 하지도 않아요. 건조하면 모시가 거칠어지거든요. 이 더위에 하루 종일 베틀에 앉아 있는 게 허리가 뻐근하고 눈이 침침하긴 해도 지금이 모시짜기는 제일 좋아요.”

 

베틀 옆에 놓인 가습기와 분무기가 모시짜기에서 습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말해주고 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식사시간을 빼고는 꼬박 모시짜기에 열중한다는 그는 여전히 전통적인 베틀을 사용하고 있지만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인체공학 의자를 베틀에 얹었다는 것이다. 하루 14시간에 이르는 중노동에서 자신을 지키고자 그가 낸 지혜이다. 이렇게 고된 작업을 통해 그와 같이 숙련된 이가 폭 31, 길이 21.6m의 모시 한필을 짜는 데에는 꼬박 이레가 걸린다고 한다.

집집마다 만들어진 모시는 모아두었다가 한산면의 모시시장에서 거래된다. 모시 한필로는 상하의 한 벌과 민소매 옷 2벌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한산 세모시는 무공해 천연 섬유라 사람한테 해될 게 없어 유기농산물처럼 가치 있는 전통 농산물이라면서 “10년도 넘은 옷이 이렇게 멀쩡하잖아요. 살 때는 조금 비쌀지 몰라도 입을수록 제 살갗마냥 편안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모시예요.” 모시 자랑에 열을 올렸다.

그는 모시로 한복도 해 입고 방석이며 이불도 하고 수의도 해요. 예전에는 대갓집에서 모시로 수의를 했다는데 사치스럽다고 나라에서 금했다한산 모시는 그 부드럽고 고운 것이 너무 여성스러워 남자 옷감으로는 피했지만, 올이 굵은 중저막저는 남자 옷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앞으로 모시가 생활 속에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다짐도 곁들인다.

한국의유산 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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