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찾기
02.27 (월)
2012 - 2018 『한국의 유산』발굴ㆍ조사 사업
next
prev
전북전주시 태..
최공집-대불대..
한창헌(국가상..
선우진-국립경..
양광호(국가상..
한창헌(국가상..
정현도-한민대..

<푸레독제작> 배연식





배요섭 씨의 큰아들인 배연식(1956년 출생) 씨는 한미요 배씨토가’ 4대 대표이다. 점점 현대화에 물들어 우리의 옹기들이 전통적인 모습을 잃을 채, 현대옹기가 전통적 옹기 그 자체인 듯 변해가는 즈음에 전통적인 옹기를 되살리고자 고집하는 옹기장이이다. 배연식 씨는, 90년대 부친 배요섭 옹과 함께 단절된 한국의 푸레독을 복원하였다. 현재 그는 실용성 있는 푸레독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푸레독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푸레독(푸레도기)는 옛 왕실에서 저장, 발효 용기로 쓰던 도기로 푸레라는 말은 푸르스름하다라는 순우리말입니다.

 

푸레독은 옹기, 오지, 반오지, 질그릇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지지만, 푸레독은 소성 방법에서 다른 도기들보다 발전된 기법을 씁니다. 침적, 퇴적된 2차 점토 단미를 숙성하여 사용하며, 다 만든 뒤에 어떤 유약이나 잿물을 쓰지 않습니다. 구울 때 질그릇과 같이 그을음을 먹여 질의 색이 검은 회색이 되게 하지만, 가만 안에서 온도가 높아져 질이 녹을 무렵에 가마 안에다 소금을 뿌려 넣습니다.

 

소금을 뿌려 넣으면 재가 달라붙으며 녹아 자연스러운 유막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방수 효과를 내고, 자연스러운 광택을 만들어내지요. 소금을 넣은 뒤에는 가마 외벽에 물을 뿌려 검은색의 발색을 돕고 강도를 높게 해 줍니다.

 

일반적으로 저온에서 연을 먹이는 방법은 많이 쓰이는데, 푸레독처럼 고온에서 장시간 연을 먹이는 것은 유일합니다. 고도의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고온에서 연을 먹여 방수, 방부의 효과를 얻으며 소성중 물과 반응해 소성 강도가 높아져 다른 도기에 비해 강도가 높아져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정화 능력도 뛰어나고 모든 물질을 신선하게 보존해 줍니다.

 

 

언제부터 옹기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옹기와의 첫 만남은 제 아버지(배요섭)의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배치봉)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조 할아버지는 9살 때, 병인사옥으로 조실부모, 풍비박산이 된 삶을 천주학에 의지하면서 옹기 제조의 다난한 삶을 시작합니다.

 

구한말 천주교 박해 시절 충청북도 진천에 자리 잡고 있던 고조할아버지는 천주교 학대를 피해 산 속 깊이로만 피해 다니다 가장 적절한 생업으로 옹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옹기 제작을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배순용)에게 종교와 가업을 잇게 하셨지요. 저희 아버지는 1928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는데, 여주에 있을 당시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든 옹기를 할머니와 함께 마포까지 배를 타고 나와 보내고는 했다고 합니다. 일제징용을 피해 이리 저리 옮겨 다니던 할아버지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아버지는 8·15해방 3년 전 할머니의 권유로 옹기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졸업 직후인 16살 때 선친에게서 옹기 일을 배워 이곳저곳 점 판을 돌아다니며 옹기 일을 익혔고, 6·25직전 이들은 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처음 제작한 옹기를 내일이면 꺼내 팔 수 있다는 생각과 처음 일구어낸 내 옹기를 보고 싶어 설레던 날 밤, 6·25사변이 일어나 아버지는 옹기를 가마 속에 며칠 숨겨두었다가 그 후에나 꺼내서 팔았다고 합니다.

 

그 당시는 전쟁으로 인하여 모든 물자가 모자라 옹기도 호황을 누렸다고 합니다.

63년간을 서울 신내동에 자리 잡아 서울 그릇 만들기에만 전념해온 아버지께서 2002년 옹기 문화와 우리 것에의 집착과 되살림의 노력으로, 옹기의 재현과 실현에 끝없는 노력의 결실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0호로 지정받아서 지금도 연로함에도 불구하고 북촌마을과 남산 한옥 마을 등에서 열심히 활동하시고 계십니다.

 

예전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집안의 가업으로 옹기를 받아들인 저와 도자기를 전공하는 2명의 손녀딸 배은경, 배새롬과 함께 한국의 아름다운 가마를 운영하고 흙을 만지는 배씨 가문이란 뜻으로 한미요배씨토가란 공방을 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차남인데요, 현재 한미요배씨토가의 대표이며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였고 8·15해방 이후에 사라진 푸레도기 재현에 심혈을 기울여 재현해 냈고, 그 기능을 인정받아 국가지정 푸레도기 제작 전승기능자(노동부 99-4)를 지정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푸레도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점점 현대화에 물들어 우리의 옹기들이 전통적인 모습을 잃은 채, 마치 현대 옹기가 전통 옹기 그 자체인 듯 변해가는 즈음에 전통적인 옹기를 되살리고자 고집하는 옹기장이입니다.

 

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으셨을 텐데……

 

제 옹기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재래식 전통 장작가마만을 고집해 오면서 여러 번 불도 나고, 수재도 입었지요. 그 때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통 옹기의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어떤 운명의 힘에 이끌려 지금까지 옹기장이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간의 연구와 노력으로 전통옹기에 가장 가까운 전통 푸레독을 재현하게 되었을 때, 옹기 에 대한 장인정신, 자부심 같은 것을 가슴 깊이 느꼈습니다.

푸레독 제작하는 데 혼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실험과 연구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경기도 전곡에서 푸레독을 만들었던 장인 고 안상근 선생을 알게 되어 그곳에 함께 살면서 푸레독 만드는 법을 전수받게 되었지요. 정말 큰 인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겨웠어요. 제 아내의 독려와 지원이 없었더라면 푸레독 재현은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난 20098월을 마지막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송천리 151번지에서 17년 운영되어 오던 보금자리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서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삼청각에 저희 작품을 약 150점 정도 전시했고, 그 뒤로 전시회는 자주 열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제부도 작업장을 오픈하고 체험교실 마련했습니다. 전통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전통옹기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5대째 이어져온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푸레독을 재현하고자 했습니다. 일부러 반짝이게 할 필요가 있습니까? 흙이 그 지체로 있을 때에 가장 순수한 생명으로 보존됩니다. 그래야 실제로 숨을 쉬게 되지요.

 

만약 푸레도기에 잿물이나 유약을 넣고, 전통 장작가마를 이용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우리네 도기의 모습을 재현해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정한 우리의 전통 옹기, 그 진실을 진솔하고 올곧게 이야기하고 푸레도기 재현에 힘을 기울여 결국 되살려 내었지요. 그 천년의 향기를, 우리의 단절되어가는 전통문화를 아끼고, 그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 많은 지인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전통공예는 스승의 어깨 너머로 슬쩍슬쩍 훔쳐가며 배우는 도제식 교육이 전형입니다. 힘든 배움의 길이지만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옹기의 우수성과 가치를 인정해주고, 사람들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옹기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마지막으로 푸레독, 우리 옹기가 단순히 저장용기였던 건 아닙니다. 푸레독이 백자나 청자 못지않은 예술성과 그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우리 생활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것, 그것이 제 꿈입니다.

 

5대째로 이어지고 있는 옹기장이의 삶을 보면서, 아름다운 푸레독의 빛깔을 보면서 배연식 선생이 품는 꿈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푸레독에 물을 담아서 정수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예상보다 많다. 날마다 쉬지 않고 물레를 돌리고 장작가마에 불을 지피는 옹기장이, 차곡차곡 나뭇단이 가득 쌓인 작업장에서 푸레독의 현대화를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 옛날 숨어살던 옹기장이 방식으로.

한국의 유산 이소정기자

▣ 댓글 게시판
※ 먼저 로그인을 하신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댓글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하위 댓글이 있을 경우 함께 삭제됩니다.
비밀번호  
 
[댓글달기] 작성자 ※ 먼저 로그인을 하신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